THE MOVING TENT (2019)
오늘날 ‘장소’라는것은 미디어를 통해 굉장히 광범위하고 모호 해졌다.
우리가 보통 ‘장소’혹은 ‘공간’을 이야기하면 실제 존재하는 지붕과 벽이 있는곳에, 의자와 책상같은 것들이 놓여 그 기능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형태를 떠올린다. 그러나 지금 이 벽 너머에 10,000 마일 떨어진 어떤 가상의 공간을 상상한다면 어떨까?
나는 잠이 들기 전 아주 추운 어느 눈 쌓인 숲에서 웅크린 채 모닥불을 쬐는 상상을 하거나 가장 필요한 물건만 챙긴 백팩을 메고 떠나, 이름 모를 산에서 내가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오두막을 짓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가 이러한 상상을 할 수있는 이유는 미디어를 통해 시각적 이미지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미디어는 추상적인 공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공간을 재현해낼수도있고 누군가가 이미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관람객이 되어 일종의 대리경험을 할 수 있게된다.나는 이러한 장소의 특정성과 현대미술의 융합을 계속해서 실험하고 싶고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나의 미술작품에 관여하고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
설치미술의 재료로 쓰인 ‘포대자루’는 공사장에서 주로 쓰이는 대량생산 제품으로 사람들의 의식에 하찮은 오브제로 자리 잡고 있지만 공공의 공간에서 손쉽게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저 폐기물을 담았던 기존의 역할을 벗어나 사람들을 다른 공간으로이동시켜주는 경험의 창구로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했다.
작가는 설치작업과 비디오작업을 통해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고 이 작업은 원하면 쉽게 철거할고 수 있는 한정적, 일시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